안녕하세요! 2주 연속 연극을 보고 온 둘째 딸입니다.
지난주에는 엄마와 혜화 데이트를 하면서 '오백에삼십'을 봤는데, 오늘은 친구랑 아는언니랑 셋이서 연극을 보자고 약속한 날이라서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연극을 보고 왔습니다. 이번 연극을 선택하면서 첫 번째로 가장 중요했던 건 저희가 각자 봤던 연극이 다 달라 세명 모두 안 본 연극을 찾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저희 모두 원했던 추리연극이었습니다. 그렇게 저희가 선택한 연극은 추리연극으로 유명한 '쉬어매드니스'입니다. 연극 티켓을 미리 예매했는데, 갑자기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외출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습니다. 저희는 마스크 꼭 착용하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주말이면 연극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붐비는 혜화 거리는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코로나 영향으로 인해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거리 사람들의 90% 이상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또한 마스크 착용 후 걸어 다니고, 마스크 착용한 상태로 연극을 보고 왔습니다. (가능한 외출은 삼가주시고, 외출을 해야 할 경우 마스크 꼭 착용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내일부터 스스로 외출금지를 하려고 합니다.) 그럼 이런 시국에 마스크까지 착용하면서 보고 왔지만 너무 재미있었던 '쉬어매드니스' 연극을 소개합니다.
[혜화 - 콘텐츠 박스] 쉬어매드니스 (SHEAR MADNESS)
2015.11.12~OPEN / 관람시간 110분 (추리 시간에 따라 변동 있습니다.)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콘텐츠 박스 티켓부스가 보입니다. 저희는 5시 공연이라서 4시쯤 티켓을 받으러 갔습니다. (매표소는 공연시간 1시간 전부터 오픈하니 참고 바랍니다.) 예매할 때는 몰랐는데 쉬어매드니스는 16세 이상(2005년생 이상) 관람가더라구요. 그래서 15세 이하 관객은 보호자 동반 시에도 입장 불가하며, 신분증 미 지참 시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른 당일 환불 및 취소는 불가능하다고 하니 꼭 참고해주세요!
티켓을 받고 50분 정도 시간이 남은 저희는 날씨가 많이 추워서 근처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면서 수다를 떨다가 공연 시작 10분 전쯤 공연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공연장 입구는 매표소 옆 계단을 이용해 지하로 내려오면 됩니다. 극장 들어가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뜨인 네온사인 불빛의 쉬어매드니스! 이뻐서 너무 탐났습니다. 그리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극장 측에서도 극장 내 감염관리를 위해 공기 살균기를 작동시키고, 손소독제와 알코올 스프레이, 일회용 마스크까지 비치해뒀습니다. 그리고 공연 시작 전, 후 자체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하니 불안함 마음이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그리고 여느 연극과 똑같이 공연 중 재입장을 불가능하고, 물 이외의 모든 음료는 반입이 금지됩니다. 사진 및 영상 촬영은 공연 시작 전 warm up 공연과 인터미션 및 커튼콜 때만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 바랍니다.
1980년 미국 보스턴 초연을 시작으로 전 세계 22개 도시에서 현재에도 상시 공연 중인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롱런한 연극으로 기네스북 기록을 보유하며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미스터리한 스토리에 허를 찌르는 웃음과 관객이 직접 참여하여 추리하는 독창적 형식이 절묘하게 조합된 탄탄한 텍스트는 국내에서도 관객의 호평과 함께 흥행하며 꼭 봐야 할 공연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Synopsis]
Shear Madness 미용실, 그리고 살인사건. 언제나 말 많고 분주한 쉬어 매드니스 미용실의 일상이 뒤집히는 날!
미용실 위층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범인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사건의 피해자는 미용실 위층에 살고 있던 한 사람, 왕년에 잘 나가던 유명 피아니스트 바이엘 하이다.
손님으로 가장해 잠복하고 있던 형사들은 미용실에 함께 있던 사람들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보고 있던 관객들은 목격자 이자 배심원이 되어 용의자들의 행적을 캐묻는다. 저마다 완벽하고 치밀한 알리바이를 내세워 자신을 변호하는 네 명의 용의자들. 미용실 주인 조호진(조지)과 미용사 장미숙(수지), 미용실의 단골손님인 부잣집 사모님 한보현, 골동품 판매상인 오준수까지!
오늘의 당신만이 오늘의 범인을 잡을 수 있다! 당신이 지목할 범인은 누구인가?
[쉬어매드니스 후기]
극장 입구에서 보게 된 warm up 공연, 실제로 머리를 감고 있는 배우를 보고, '세상에 이건 뭐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존 연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소 충격이었던 장면 때문에 극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두근두근 엄청난 기대 하면서 극장으로 들어갔다. 사실 마음 한편에는코로나 19 확진자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다가 갑자기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뉴스에서도 온통 코로나 기사뿐이라서 걱정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연극 보러 온 사람들이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극장 안으로 들어가니 극장 안에는 빈자리는 거의 없이 관객들로 꽉 차 있었다. 정말 평이 좋은 연극이라서 이런 상황에도 인기가 많은 건가 싶은 생각을 하면서 연극이 시작되었다. 이왕 보러 온 거 연극 보는 동안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재미있게 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연극에 집중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연극 초반에는 정말 정신없는 배우들의 연기와 스피커에서 나오는 극 중 노랫소리가 배우 목소리보다 커서 배우들의 대사가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정신없는 와중에 대사까지 들리지 않으니, 연극의 내용을 알 수 없을뿐더러 집중이 하나도 안되어 정말 실망했다. 정말 왜 평이 좋은 연극인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연극이 중반부로 갈수록 정말 이 연극의 호평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봤던 연극과는 차원이 달랐다. 쉬어매드니스는 그날의 관객과 함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코믹 추리 수사극이라는 말처럼 관객이 사건의 전말을 보고 직접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확인하고, 목격자가 되어 증인을 했다. 그리고 배우와 함께 소통하고, 탐정이 되어 범인을 추리하는 정말 지금까지 앉아서만 보던 연극의 틀을 깨준 정말 개성 있고 독창적인 연극이었다. 심지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전혀 당황하지 않고, 즉흥적인 연기로 엄청난 웃음을 주는 배우들이 정말 대단했다. 오늘 배우분들은 모두 맡은 역할에 정말 찰떡같이 잘 어울리게 연기를 너무 잘해서 소름 돋았다. 방심은 금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반전의 반전을 보여주며, 관객들이 추리한 대로 매회 다른 결말을 보여주는 최고의 연극이었다. 쉬어매드니스의 엔딩은 그날의 관객이 정한다. 세상에 이런 연극이 다 있다니 진짜 엔딩 모으러 365일 보러 오고 싶은 마음이다.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하며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연극의 새로운 재미를 알려준 쉬어 매드니스 연극을 아직 안 본 사람이 있다면 정말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내가 자기 시체를 발견하게 만든 거야! 내가 자기를 죽인 것처럼 꾸민 거 라구요." - 장미숙 (오늘의 범인)
연극이 끝난 후 극장을 나왔더니, 공연 시작 전 봤던 배우들 사진이 바뀌어있었습니다. 연극 끝난 후에도 정말 이런 섬세함에 놀래고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오늘 제가 본 쉬어매드니스 범인은 위에 사진처럼 '장미숙'입니다. 혹시나 후기를 보고 스포 당했다고 놀라지 마세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매회 관객이 정하는 앤딩이라서 연극의 스토리도, 범인도 매번 달라지 때문에 유일하게 결말을 스포를 할 수 있는 정말 매력적인 연극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관객들의 추리에 따라 공연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저도 공연시간이 110분인 줄 알고 봤는데, 이 날 공연이 끝나고 시간을 보니 2시간 넘었습니다. 여러분도 쉬어매드니스를 보게 된다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지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쉬어 매드니스 미용실에 들어선 순간, 당신은 가장 중요한 목격자 이자 탐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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